핸드폰으로 영업활동을 해온지 15년째인 강 모(44·남)씨. 얼마전 그는 핸드폰을 왼손에 들고 통화하면 잘 들리는데, 오른손에 들고 하면 수신감도가 크게 떨어졌다. 핸드폰 불량인가 싶어 A/S센터를 찾았지만 핸드폰엔 이상이 없었다. 주위 사람들이 “핸드폰은 예쁜데, 귀가 문제 아닐까” 했다. 한데 아닌게 아니라 회의 때 오른쪽 사람의 말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다. 그제서야 병원을 찾았는데, ‘돌발성난청’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다행히도 병원에서는 “너무 늦게 오지 않아 치료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비인후과의 응급질환, 1주일이내 치료하면 70%는 회복 가능

돌발성난청은 이비인후과의 ‘응급질환’으로 꼽힌다. 치료시기에 따라 치료성적이 크게 달라지는, 그야말로 때를 놓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돌발성난청이 나타난 지 1주일 이내에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70% 정도는 정상적인 청력을 회복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1주일만 더 늦어져도 치료율은 50%로 떨어지고 2주가 지나서야 치료받기 시작했다면 정상청력으로 돌아올 가능성은 30%도 안된다.

돌발성난청은 사회활동이 왕성한 30∼50대의 발생빈도가 높고 진행속도가 빠르다는 점이 특징이다. 노인성 난청이나 소음성 난청은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과정이 서서히 진행되지만 돌발성 난청은 2∼3일, 혹은 빠르면 수 시간 만에 옆 사람 소리가 안들리기도 한다.
돌발성난청과 소음성난청을 구별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난청이 한쪽 귀에만 오는지, 양쪽 모두 진행되는지 여부다. 소음성 난청은 대개 양쪽 귀에 동시에 나타나는데 비해 돌발성 난청은 한쪽 귀에만 오는 것이 90%를 넘는다.

▲고막 내 직접 주사로 치료 효과 높이고 부작용 줄여

돌발성난청은 신체적·정신적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최대한 안정된 상태에서 치료를 진행해야 효과가 좋다. 치료는 대부분의 경우 약물치료가 우선된다. 이비인후과 전문병원 하나이비인후과 귀전문클리닉 김희남 박사는 “혈액순환개선제나 혈관확장제, 스테로이드제, 항바이러스제 등을 원인에 따라 적절히 처방한다.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고 2주 이내에 반드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테로이드를 경구복용하게 되면 경우에 따라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스테로이드를 고용량으로 경구 복용할 경우 혈당이 상승하게 되며, 고혈압 환자는 평소 약으로 130∼150으로 조절되던 혈압이 160이상으로 상승할 수 있다. 그러나 고막을 통해 스테로이드 약물을 직접 주입하게 되면 전신으로 흡수되는 양이 극히 적어 스테로이드 약물에 의한 전신 부작용이 없다. 또한 약물이 작용해야 하는 부위에 고용량으로 주입할 수 있어 경구 복용보다 우수한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발병 원인 정확하게 규명 안 돼, 스트레스와 관련성도 커

돌발성 난청의 발생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몇 가지 원인을 추정해 보면 첫째,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청신경에 염증이 생겨서 둘째, 달팽이관으로 가는 혈관이 막혔기 때문일 수도 있다. 환자가 사회활동이 활발한 직업인인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스트레스와 같은 내적 요인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학계에서는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환자의 약 33%는 완전 회복, 33%는 불완전 회복, 나머지 34%는 전혀 회복이 안 되거나 오히려 더 나빠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회복이 되더라도 약간의 귀울림이 남기도 한다. 증상을 표현하는데 서툰 어린아이들은 난청 증상을 늦게 알게 되는 경우가 많아 회복률이 어른보다 떨어진다. 아이들이 TV 볼륨을 자꾸만 높이거나 소리를 들을 때 고개를 한쪽으로 돌리면 난청 여부를 한번쯤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스포츠월드 조원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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