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의 적 '청력감퇴' 이렇게 지키자

대화를 하다 습관적으로 "네?", "뭐라고요?"라는 말을 자주 하지 않는가. 만약 그렇다면 집중하지 않아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에서 비롯된 것인지를 빨리 파악해야 한다. 노화 중 가장 먼저 일어나는 청력감퇴 증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청력 감퇴나 노인성 난청은 65세 이상 인구의 3분의 1, 75세 이상 인구의 절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청력 손실이 인체에 치명적인 것은 아니지만, 삶의 질과 건강상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 중 하나다.

아예 듣지 못하면 대화에 참여할 수 없고 심지어 사회관계도 끊어질 수 있다. 특히 청력 감퇴는 실제보다 최소한 4년 더 나이 들게 하며, 이는 사회적 고립을 동반한다. 반대로 청력을 보존하면 느낌으로만 젊어지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도 젊어진다.

청력 소실의 가장 큰 원인은 소음 노출에 있다. 갑작스러운 것이든 일정기간 누적된 것이든 큰 소리는 달팽이관 안쪽으로 용액을 강하게 밀어붙여, 유모세포에 점점 영구적인 손상을 입힌다 

 85데시벨 이상의 소리에 8시간 이상, 100데시벨의 소리에 1시간 이상 노출되면 달팽이관이 손상된다. 이 달팽이관 끝에 있는 유모세포가 죽으면 높은 주파수의 소리를 잘 듣지 못한다. 특히 고주파를 담당하는 유모세포가 좀 더 손상에 취약하며 이런 유모세포가 없으면 소리 진동은 청력신경으로 전달될 수 없다.

일단 고주파를 담당하는 유모세포가 손상되면 저음은 잘 듣지만 고음은 잘 듣지 못한다. 선술집에서 떠드는 남자들의 목소리는 듣는데 문제가 없어도 집에서 얘기하는 높은 음조의 아내 목소리는 잘 듣지 못하는 것이다. 또 자음을 잘 구별하지 못하는 증상을 겪는다. `ㅂ`과 `ㅍ`, `ㅌ`과 `ㄷ`이 잘 구별되지 않은 것이다.

노화와 관련된 청력 소실의 또 다른 이유는 귓속에 잔뜩 끼인 귀지에 있다. 고막을 보호하기 위해 생성된 귀지는 더러운 물질, 먼지, 벌레 등이 고막에 닿기 전에 잡아주며 감염을 막는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귀지는 건조되고 두꺼워지며 이것이 귓속에 많이 차 있으면 소리의 파동을 막아 고막에 도달하지 못하게 한다.

청력을 떨어뜨리는 또 다른 요인으로는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손상, 유모세포를 공격하는 몇몇 약물 등이 있다. 유전적 영향일 수도 있는데 최근에 약 80개 유전자가 청력 감소와 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발현 기저는 확실하지 않다.

◆ 면봉 · 귀이개, 외이도와 고막 손상할 수 있어

기본적으로 노화로 인한 청력 감퇴를 막기 위해서는 `잘 들리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을 때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청력이 감퇴해도 그 사실을 스스로 깨닫기란 쉽지 않기 때문에 이같은 지적을 받으면 청력검사를 받아야 하는 시기라고 봐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한다.

면봉이나 귀이개 사용은 외이도와 고막을 다치게 할 수 있다는 점도 청력 감퇴와 관련해 기억해둬야 할 사항이다. 이 점을 감안해 약국에서 판매하는 미네랄오일을 귀에 넣고 면으로 된 작은 천조각으로 빼내면 안전하다. 만약 귀지를 제대로 제거를 하지 못했으면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귀지 제거기구를 이용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아울러 트럭 소리나 사이렌, 교통소음 등 지속적으로 큰 소음에 노출된다면 귀마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매일경제 김지수 MK헬스 기자 2010년 7월 4일자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