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식물 위생·검역조치인 SPS 강화 추세…국내 제도 보완해야"

최원목 이화여대 교수        
"선진국 중심 지역화 개념 불인정을 비관세장벽으로 인식"

선진국과 농산물 수출국을 중심으로 동식물 위생 및 검역조치(SPS)를 보다 세분화하고 규정도 강화하는 추세로 가고 있어 이에 대응해 관련 제도를 보강해야 한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최원목 이화여대 교수는 ‘풍화되는 검역방법, 또 다른 위험’을 제목으로 한 GS&J인스티튜트 시선집중을 통해 “SPS는 합법적으로 수입 규제를 할 수 있는 조치로서 WTO 출범으로 체계화됐는데 최근 지역화와 동등성 등 검역 규정에 대한 국제 규율이 강화되고 있는 추세”라며 “특히 TPP에서는 지역화를 더 상세하게 담고 있고 동등성에서도 더 광범위한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국제적으로 SPS가 강화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농업에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WTO에 담겨 있는 SPS의 보호 수준 및 조치는 △과학적 근거 △국제표준과의 조화 △동등성 △지역화 수용 △위해성 평가 △보호수준의 일관성 △필요성 △투명성 등 8대 원칙을 따르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 교수는 “우리나라는 상당히 많은 농산물을 SPS 조치로 수입을 규제하고 있기 때문에 국제적인 흐름의 영향을 분석하고 국내 체제를 국제규범에 맞춰야 한다”며 “WTO에서 지역화 개념이 점점 폭넓게 적용될 전망이고, 특히 TTP에서는 지역화에 대해 WTO 규정보다 더 상세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한 국가에서도 기후나 방역 노력의 차이로 SPS 위험 정도가 지역별로 다를 수 있어 수입국은 지역별 차이를 반영해야 한다”며 “따라서 수입국은 SPS 위험이 낮은 지역에 완화된 규제가 취해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규정으로 지난 2012년 인도가 AI가 발생한 미국산 가금류 수입을 금지하자 미국이 WTO에 제소해 규정 위반으로 판결된 바 있다. 

그는 이어 “TPP는 지역화 개념을 인정할 것은 물론 더 세분화된 개념인 구역화 개념까지 규정하고 있다”며 “또한 수출국의 SPS 조치가 수입국의 보호 수준을 충족할 수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입증하면 수입국은 자국의 조치와 동등한 것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최 교수는 “선진국으로 중심으로 지역화를 인정하는 추세이며 수출국들이 지역화 개념의 불인정을 비관세장벽으로 지목하고 WTO 분쟁 제기를 통해 타파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SPS 동등성 인정과 지역화, 위험평가 등 SPS 관련 국내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